Tuesday, February 23, 2010

DC가 꿈에 나왔다. 한때 따로 만나 맥주를 마신적도 있는 사이지만 그 사람의 가식적인 웃음과 부담스러운 호의에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.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일이었다. 그 사람은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었는지 아마 눈치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. 나는 가끔 가까운 사람들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의식적으로 그 사람의 눈을 피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. 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을 안 좋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. 그 사람은 지나친 속물이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 봐도 충분히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.
꿈에 나온 것은 DC의 얼굴이었던 것 같다. 그리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. 어슴프레 잠이 깨어 현실로 넘어 오는 과정에서 생각난 것은 의식의 작용이지 꿈이 아닌 것이다. 커다란 가슴과 함께 살의 텍스쳐가 다 보일 정도로 과도하게 붙는 청바지를 입은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 것은 꿈이 아니었다. 그렇다고 그 사람이 다리가 뚱뚱했다는 것은 아니다. 오히려 가슴에 비해 몹시 날씬했다. 그리고 내가 그것에 대해 생각한 것은 꿈에서가 아닌 꿈에서 깨어난 후였다. 즉, 무의식이 아닌 의식에서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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